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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주신경성 실신 증상과 원인|미주신경 기능 저하와 다른 점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정신을 잃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가수 이상순 씨와 관련해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표현이 알려지면서, 두 가지가 같은 문제인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주신경 기능 저하와 미주신경성 실신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특히 미주신경성 실신을 “미주신경 기능이 약해져서 생기는 실신”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응급실에서 흔히 만나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무엇인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언제 단순한 실신으로 넘겨서는 안 되는지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은 반사성 실신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특정 상황에서 자율신경계의 반사가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 심박수도 느려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순간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게 됩니다.

    실신에는 미주신경성 실신 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심장질환이나 부정맥 등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즉, ‘실신’이라는 하나의 증상 안에 여러 원인이 있고, 그중 하나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의 대표적인 증상

    미주신경성 실신은 갑자기 정신을 잃기도 하지만, 그전에 특징적인 느낌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갑작스러운 어지럼
    • 식은땀
    • 메스꺼움
    • 몸이 갑자기 더워지는 느낌
    • 얼굴이 창백해짐
    • 눈앞이 흐려짐
    • 시야가 좁아지거나 캄캄해짐
    • 힘이 빠지는 느낌

    이런 전조증상에 이어 잠시 의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비교적 빠르게 의식을 회복하지만, 회복 직후 너무 빨리 일어나면 다시 어지럽거나 쓰러질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잘 생길까요?

    미주신경성 실신은 비교적 뚜렷한 유발 상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오랫동안 서 있었을 때
    • 더운 곳에 오래 있었을 때
    • 피를 봤을 때
    • 채혈이나 주사를 맞았을 때
    • 심한 통증을 느꼈을 때
    • 공포나 심한 긴장을 경험했을 때

    응급실에서도 채혈이나 주사를 맞은 직후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환자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왜 ‘미주신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학생 때 저는 교감신경을 외울 때 이런 식으로 기억했던 것 같습니다.

    “교감선생님을 갑자기 만나면 놀라서 긴장한다.”

    조금 유치하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면 꽤 괜찮은 암기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이 긴장하면서 활동하거나 위험에 대응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심박수를 낮추고 소화를 돕는 등 몸을 쉬고 회복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 부교감신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이 미주신경(Vagus nerve)입니다.

    미주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목과 가슴을 지나 심장, 폐, 위장관 등 여러 장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주신경 기능 저하와 미주신경성 실신은 다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헷갈립니다.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표현만으로 하나의 특정 질환을 정확하게 지칭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주신경은 심장뿐 아니라 위장관, 인후와 후두 등 여러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증상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반사성 실신의 한 형태로 비교적 명확하게 정의되는 임상 개념입니다.

    특정 자극에 대해 자율신경계의 반사가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박수가 감소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됩니다.

    미주신경 기능 저하 ≠ 미주신경성 실신

    이번 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사실 이 한 문장입니다.

    이름에 ‘미주신경’이라는 단어가 같이 들어갈 뿐,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따라서

    “미주신경 기능이 떨어져서 미주신경성 실신이 생긴다.”

    라고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 상황에서 자율신경계의 반사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위험한가요?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 자체는 대부분 심각한 질환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는 누군가 쓰러졌다고 해서 처음부터

    “미주신경성 실신이겠지.”

    라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원인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신은 부정맥이나 심장질환, 기립성 저혈압, 탈수, 출혈,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 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도 새로운 실신이 발생했을 때

    “원래 내가 잘 쓰러지니까 이번에도 똑같겠지.”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실신은 그냥 넘기지 마세요

    1. 운동 중 갑자기 쓰러진 경우

    달리기나 운동 중 의식을 잃었다면 심장과 관련된 원인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이 함께 있었던 경우

    부정맥이나 심장질환과 관련된 실신을 생각해야 합니다.

    3. 기존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실신했다면 조금 더 주의해서 평가해야 합니다.

    4. 평소와 전혀 다른 형태로 쓰러진 경우

    항상 채혈이나 더위 같은 상황에서만 실신하던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쓰러졌다면 이전과 같은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5. 처음 발생한 실신

    처음 실신했다면 병력, 혈압, 심전도 등을 통해 다른 중요한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주신경성 실신을 몇 번 경험한 사람은 자신만의 전조증상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눈앞이 흐려지거나 식은땀이 나고, 메스꺼우면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계속 서서 버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안전한 곳에 눕고 다리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누울 수 없다면 우선 앉아서 넘어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실신 자체보다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히거나 다치는 등의 2차 손상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미주신경성 실신은 미주신경 기능이 약해서 생기나요?

    그렇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 상황에서 자율신경계의 반사가 과도하게 나타나면서 혈압과 심박수가 떨어질 수 있고, 그 결과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치료가 필요한가요?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은 별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에게 어떤 상황에서 실신이 발생하는지 알고, 전조증상이 있을 때 미리 눕거나 앉는 등의 대처가 중요합니다.

    반복적으로 실신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추가적인 평가나 치료가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의할 수 있습니다.

    채혈할 때마다 쓰러질 것 같은데 미주신경성 실신인가요?

    채혈은 미주신경성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황 중 하나입니다.

    특히 채혈 직후 메스꺼움, 식은땀, 어지럼,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과 상황에 따라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복된다면 의료진에게 이전에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생겼는지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도 응급실에 가야 하나요?

    전형적인 전조증상과 뚜렷한 유발 상황이 있고 금방 회복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 발생한 실신, 운동 중 실신, 흉통이나 심한 두근거림이 동반된 실신,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의 실신, 의식 회복이 늦거나 넘어지면서 다친 경우에는 진료가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미주신경 기능 저하’와 ‘미주신경성 실신’은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문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 상황에서 자율신경계의 반사가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때로는 심박수도 느려져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실신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했으면 합니다.

    모든 실신이 미주신경성 실신은 아닙니다.

    응급실에서

    “저 원래 미주신경성 실신이 있어요.”

    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최근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표현까지 알려졌으니 앞으로는 이런 질문도 들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그럼 저도 미주신경 기능이 떨어진 건가요?”

    아마 그때마다 이렇게 설명해야겠지요.

    “이름에 미주신경이라는 말이 같이 들어가지만 같은 것은 아닙니다.”

    이제 저는 설명해야 할 게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네요.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실신

    Mayo Clinic – Vasovagal syncope: Symptoms and causes

    Mayo Clinic – Vasovagal syncope: Diagnosis and treatment

    Cleveland Clinic – Vasovagal Syncope

    Cleveland Clinic – Vagus Nerve

    ※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글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